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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루시언 프로이드 - Girl with a White D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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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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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3272 |
프란시스 베이컨, 프랑크 오어바흐 등과 함께 20세기 후반 영국회화를 대표하는 루시안 프로이트 (Lucian Freud)
1922년 독일 베를린의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11살 되던 해 런던으로 이주한 이래
줄곧 영국에서 활동해온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손자다.
아내, 아이들, 친구, 동료화가 등 주로 자신의 주변 인물들을 그림의 주제로 삼아온 프로이트는,
무엇보다도 암울 할 만큼 사실적이고 표현적인 알몸그림으로 독특한 입지를 확보했다.
"나는 늘 자서전적인 주제를 다룬다. 내 주제는 모두 희망, 기억, 관능, 이리저리 얽힌 관계들에 대한 것"이라는
프로이트 자신의 말대로,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위기에 처한 결혼생활,
자녀들에 대한 자유로운 시선 등작가 자신이 경험했던 삶의 단편과 감정을 그대로 투영하는 경우가 많다.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르게 고독해 보이는 첫 번째 아내 키티의 모습을 담은 이 그림 <여인과 흰 개>,
죽은 어머니의 얼굴을 담담히 묘사한 <화가의 죽은 어머니> 같은 작품은 대표적인 예다.
프로이트에게 있어 물감과 붓질 같은 회화의 물리적인 조건은 그가 대상으로 삼는 인물들의 체형과 살집만큼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조건이다. 거칠고 딱딱해보이는 그의 화면이 사실은 수백 수천번의 붓질 끝에 이루어진 결과라는
사실은 대상이 된 인물에 대한 화가의 집착과 연구자적인 태도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비교적 최근작인 <휴식중인 국민보험 감독관>은 평범하지 않은 몸집을 가진 사람들을 모델로 선호하는
화가의 취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큰 화면을 가득 채운 소파와 그 위에서 낮잠을 즐기는 알몸모델의 거대한 풍채는
대상의 스펙터클한 실체를 재현하는 프로이트의 능력을 특히 잘 전달한다.
화가는 지루할 정도로 되풀이되는 붓질을 통해 물감의 물리적 실체 안에서 대상이 된 인물의 실체를
직접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많은 현대미술애호가들이 충격적인 주제, 비전통적인 재료와 전시방식 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새로운 것의 도전을 기본적인 미술의 조건으로 여기는 지금,
프로이트가 보여주는 회화 세계는 어떤 면에서 지극히 평범한 사실주의에 머문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시각의 세계 너머에 있는 감성과 기억의 세계에 진지하게 접근함으로써,
대상과 세계에 대한 우리 인식의 차원을 좀더 넓은 곳으로 확장시켜주고 있다.
런던/ 이숙경 영국 에섹스대 미술이론·미술사 박사과정,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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