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제 목 : 살바도르 달리 - Persistence of Memory, 1931
|
|
작성자 : 운영자
|
조회 : 4837 |
Persistence of Memory, 1931
Salvador DALI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스페인 태생의 화가 달리는 고도의 정밀묘사 기법을 묘사했던 초현실주의자입니다. 달리는 마치 사진을 보는듯한 착각을 주는 수법으로 무의식의 세계에서 도출된 정경들을 묘사하였습니다. 달리의 그림에는 언제나 달리 자신의 자전적 경험, 성적 콤플렉스, 환상 등이 녹아 있습니다. 그는 종종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곤 했었는데, 그런 비정상적인 경험을 그는 그림을 그리는데 이용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정신착란을 경험했다고 해서 그의 작품을 정신병자의 그것으로 간주할 일은 아닙니다. 정신병자와는 달리 그는 환각과 현실을 분명히 구별할 줄 알았고, 프로이드와 정신분석학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그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경험을 자신의 무의식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던 것입니다.
“기억의 고집, Persistence of Memory”은 달리의 가장 유명한 작품입니다. 흐물흐물한 형태로 늘어져 있는 시계는 미술관에서 기념품으로 팔기도 하지요. 이 그림은 달리의 고향인 까딸로니아 지방의 해변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후경으로 보이는 바위 절벽들은 까딸로니아 지방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가장 끄는 것은 전경의 기묘한 풍경입니다. 왼쪽에 책상이 하나 놓여 있고, 그 위로 나뭇가지가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 비현실적인 조합은 초현실주의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전치 기법이지요.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나뭇가지 위에 나뭇잎 대신 널어져 있는 회중시계입니다. 시계는 대개 금속성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서 이렇게 흐느적거릴 수가 없는 것인데, 여기선 현실적인 시계의 재료가 가진 속성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습니다.
달리의 유년기 기억중에는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던 것이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런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너무나 가기 싫은 병원에 가면, 의사 선생님이 입을 벌려 보라고 합니다. 그리곤 혀를 내밀어 보라고 하기도 합니다. 불어로 '혀를 내밀다'는 말은 'montre la molle'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불어의 '부드러운 시계(la montre molle)'라는 말을 연상시킵니다. 즉 내밀다(montre)라는 동사와 시계(montre)라는 말이 동음이의어라는 사실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지요. 결국 달리의 유년기의 기억이 혀와 같은 부드러운 시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강미정교수/서울대미학과
* 강미정교수님의 허락하에 사용하는 글입니다.
|
| |
|
